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서 글을 보시는 분들 중 수만휘에서 보고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시라 생각합니다. 어제 한 학생이 올려 놓은 글이 있었는데 그 질문 중 몇 가지가 핵심적인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 수만휘에 답변 단 내용보다 더 구체적으로 정리 해 보고자 포스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 그리고 시작하기 전 하트 꾹~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질문1. 재수기숙학원을 선행반으로 들어가는 게 맞을까요, 정규반으로 들어가는 게 맞을까요?
예를 들어 수능 성적 평균이 5등급인 학생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학생에게 선행반은 어떤 의미일까요? 5등급이면 사실 노베이스나 다름 없습니다. 수업을 듣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그 내용이 참 생소하다….정도가 5등급입니다. 기숙학원은 일반적으로 총 4학기로 구성됩니다. 재수생은 학습해야 할 내용에 예습 정도는 되어 있다는 걸 베이스로 하기에 크게 보면 1학기가 수업, 2학기가 복습, 3학기가 문제풀이, 4학기 실전감각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예습조차 안되어 있다 판단되는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선행반인 것입니다. 본인이 여기에 해당된다면 선행반으로 들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질문 2. 재수기숙학원의 한 달 비용이 어떻게 되나요?
수강료만 300~350만원이고, 교재와 용돈으로 추가 비용이 지출됩니다. 따라서 선행반 기준으로 본다면 총 4,000만원 정도가 되겠습니다. 학생들은 얼마나 공감할지 모르겠으나 기숙학원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란 걸 알아야 합니다.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니까요. 그러니 시켜줄 때 정신 차리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인생에 정말 중요한 분기점이며 이 때 열심히 하지 않으면 두고 두고 후회합니다.
질문 3. 기숙학원을 다니게 되면 현강을 들을텐데 인강은 따로 안 들어도 되나요?
우선 강사진에 대한 파악이 중요합니다. 재수기숙학원의 강사진 퀄리티는 시내 유명 재종보다도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학원 중에서 강사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 곳은 지금까지 만나본 선생님들 중 가장 좋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강사도 있기 마련이고, 자신과 스타일이 너무 맞지 않는 강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숙학원 졸업생들은 인강에 기대지 말고, 그러한 수업이라도 따라가려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인강을 듣게 되면 그만큼 자습할 시간이 줄어들어 예복습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악순환입니다. 두 번째로 인강은 학생들이 강의를 들었을 때 이 강의로 모든 게 이해가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강의 수는 현강 대비 1/3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떤 개념의 포인트를 짚어주고, 이 개념으로 풀 수 있는 문제만을 제시하지 이를 벗어나는 문제를 추가적으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즉 개념도 이해가 되었고, 이에 따른 응용 문제도 풀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 기출을 풀어보면 자신이 풀 수 있는 문제는 몇 개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현강은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미션이 주어진 강의입니다. 적어도 인강보다는 그 책임에 대한 과중이 심하죠. 때문에 변수가 될 만한 모든 문제들을 다룹니다. 배우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과부하가 걸리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런 강의가 실전성 면에서는 더 우수하며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알려주는 강의이기도 합니다. 하루의 절반이 강의로 편성된 만큼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예습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학기만큼은 인강을 듣지 말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질문 4. 집이나 시내 독재학원에서 하는 재수생활과 기숙학원 생활이 다를 게 있나요? 굳이 다녀야 할까요?
학생들의 경험도 있겠지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제 경험으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저도 수능 세대이고,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했으며 8월 여름방학 기간에 퇴소하여 독학을 한 케이스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공부를 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그럼에도 당연한 것처럼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이 기숙학원이고, ‘조금 쉬었다 해야겠다.’고 일어나는 것이 독학입니다.
글자 그대로 보면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 허나 이 작은 차이가 학습의 질을 결정합니다. 운동과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근육에 과부하가 일어날 때 그 때 몇 번 더하는 것이 근육을 늘리는 방법이죠.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걸 참고 공부해보면 금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 게 됩니다. 그리고 더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정확히는 그 한계를 깨뜨리기 위해서 재미있는 요소를 찾아 공부하게 되는 것인데 공부가 재미 있으려면 내가 학습하는 부분이 명료하게 이해되어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그 길을 찾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재수기숙학원을 선행반부터 들어가 8개월을 다녔음에도 마지막 2달 반을 버티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여기서 버틴다는 의미는 기숙에서의 학습량을 독학에서 동일하게 구현한다는 것인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언제든지 선택권은 저한테 있었거든요. 기숙은 공간과 시간의 통제로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독학은 자율성이 주어지는 만큼 이러한 감정도 스스로 통제해야 합니다. 따라서 외부에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든 일이라는 걸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학생이 한 질문은 6가지였는데 이 중 도움이 될 만한 것으로 몇 개 뽑아 답변 드려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의 의지를 갖고 기숙에 들어가는 거면 사실 상 필승입니다. 터무니 없는 목표 설정만 아니라면 본인이 생각한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부디 건승하시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노파심에 드리고 싶은 말은 ‘공부 잘하는 척’ 하지 말고, ‘진짜 잘하기 위해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 뜻을 명확히 이해할 정도가 되면 충분히 성공하리라 생각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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